2004년 9월 11일 토요일

02. 베네치아 도착 (2004.09.11.토)

02. 베네치아 도착
(2004.09.11.토)
 
 
오후 7시 45분.
베네치아의 마르코폴로 공항에 내렸다.
프랑스도, 이태리도 같은 유로 한가족인지라
파리 공항에서 여권에 도장한장 꽝 찍었던 게 입국심사 땡이었다.
베네치아 공항에선 그냥 짐 찾아서 들고 나오는 걸로 끝이었다.
 
공항의 카트는 1유로.
우리나라 대형 마트의 카트들 처럼 동전을 넣어야 빠지고
다시 반납할 때 되찾는 그런 형태였다.
 
에잉.. 근데 1유로 동전이 없다.
2유로 뿐인지라, 동전교환기에서 교환을 해서 1유로 2녀석을 만들고,
카트에 동전을 넣으려는데...
 
오잉..
 
그냥 혼자 떨어져 있는 카트 발견!
 
.... 1유로 벌었다.
 
밖으로 나왔다.
작은 공항이다.
마중나온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희원이는..?
 
에잉 없네?
 
아직 안왔나보다.
전화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공중전화를 하려는데...
 
어라.. 이거 어떻게 쓰는 거람..
 
동전을 넣는 구멍이 위에 보인다.
동전을 넣었다... 가 아니라 넣으려 했다.
동전.. 안들어간다.. 우씨!
 
동전으로 안하는 건가보다.. 싶어서
혼자 고민고민했다.
 
가이드북을 봐야겠군!
 
가이드북엔 별말이 없다.
한국 공중전화기와 다를바가 없다고 하는데...
근데 왜 동전이 안들어가냔 말야!!
 
1유로는 안들어가는건가? 센트만 들어가나...
혹시 번호 누르고 동전 넣는건가?
아님 동전을 넣을건지, 카드를 쓸건지 먼저 선택하는 게 있는건가?
 
혼자서 별 고민고민을 하다가 다시 한번 시도해보기로 하고 다른 전화기를 찾았다.
 
음...
 
동전.. 잘 들어간다.
전화.. 도 잘 된다. 쩝...
(그냥 동전넣고 번호 누르면 땡이다)
 
차가 많아서 조금 늦는단다. 라는 전화가 끝나기 무섭게 바로 나타났다. 8시 10분 쯤 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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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길(일꺼다 아마.. -.-)
용실의 심오한 작품세계
(그 세계는 물어봐도 안가르쳐준다)
 

 

집에 도착.

내 동생이 이렇게 생긴 집에 사는구나.

생각보다 잘 꾸며놓았고, 살기 좋아보였다.

학생과 디자이너 답게 공부방이 제일 크다.

그 공부방을 우리가 있는 동안 쓰라고 내주었다.

 

짐을 대충 푼 뒤, 9시가 다된 시각이었지만

베네치아에 어느 식당에 예약을 해두어 거기에 가기로 했다.

 

아참, 동생이 사는 곳은 베네치아시 바로 다리 건너에 있는 메스트레(Mestre)란 곳이다.

일종의 신도시.. 베네치아 신시가지라고 보면 될 듯.

 

그 베네치아로 연결된 다리를 건넜다.

길이가 얼마라더라.. 3km 인가..

1800 몇년에 만든 다리란다. 깜깜한 밤이라 잘 보이지는 않는다.

 

베네치아에는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없다.

좁은 골목과 수로 뿐이라,

차들은 모두 베네치아의 관문인 로마광장(Piazzale Roma)까지 밖에 못들어간다.

버스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 로마광장은 항상 차들과 버스,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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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광장에 있는 어느 주차 빌딩
저 어마어마한 빌딩이 모두 주차장이란다.
저거 말고도 또 있다.

 

 

위의 사진처럼 주차장은 엄청나게 크지만,

차들도 엄청나게 많아 (그날은 또 주말 저녁 아니었던가..)

주차하기가 아주 힘들었다.

 

먼저 내려 로마광장 구경을 하다가

병휘는 우여곡절끝에 주차를 하고 만났다.

(다시 다리를 건너가서 차를 세우고 버스타고 왔단다..)

 

시간은 이미 많이 늦었다. 10시반 정도였던가.

10시 이후엔 예약이 필요없다는 주인 말을 믿고,

서둘러 그 식당으로 갔다.

 

처음 걸어보는 베네치아 거리.

어디가 어딘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다리도 여러개 건너고, 꼬불꼬불 한참을 걸은 듯 하다.

 

드디어 그 식당(선술집)에 도착.

으슥한 주위와는 달리 그 식당 안과 밖엔 사람들이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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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 PARADISO PERDUTA(?)

'길잃은 자들의 낙원'이라고 했던가 뭐 암튼 그런 이름의 식당(선술집)이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입구. 넘쳐나는 사람들

 

 

사진에 보다시피 10시 반이 넘은 시각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아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병휘가 주인과 얘기를 하더니 금새 자리가 생겼다. (야호~)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맨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북적거리는 분위기.

사람들은 모두 목소리 높여 얘기를 하고 있었고,

어느 대학교 앞 빈대떡 집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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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빠진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된 듯한 메뉴판
메뉴가 매일매일 바뀌기 때문에 따로 만들어진 메뉴판은 없단다.
 
 

메뉴판이라고 종이 한장을 받았지만

뭐 짐작했다시피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냥 병휘가 알아서 시켰다.

이태리어 잘 하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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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휘 - 베네치아 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있는 건축학도
이태리 여행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무슨 해산물 모듬, 해산물 스파게티 그리고 화이트 와인을 마셨다.

와인은 위 병휘 사진에 오른쪽 아래 구석에 살짝 보이는 저 녀석이다.

오래된 식당 같은 곳에선 직접 와인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병 같은 게 없고 저렇게 담아서 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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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먼저 먹었던 해산물 모듬
통채로 나온 물고기 종류가 있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긴 하루에, 와인을 주거니 받거니 마시니 알딸딸하니 좋다.

해산물 스파게티는 우리가 흔히 먹던 그런 딱딱한 면을 삶은 것이 아니라

꼭 우동 면발처럼 생겼다. 얘도 참 맛있었다.

(이태리에서 먹은 파스타는 다 맛있었다. 로마 자전거나라와 함께 먹은 것만 빼고..)

 

선술집 분위기가 왁자한데다 와인도 마시고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업되었다.

옆의 어느 테이블에선 탁자를 두드리며 노래도 소리 높여 부른다.

 

무르익은 분위기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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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서 찍은 식당 앞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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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건 너무 어둡게 나왔네.
식당 앞 길에도 테이블이 있고 사람들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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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앞 좁은 길 옆은 바로 물(바다)이다.
그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
 

 

집에 돌아오니 시간은 2시가 다 되었다.

참으로 긴 하루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다시 새벽 2시가 넘었으니

시차 7시간을 더하면 28시간이 지난 셈.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짧은 여행의 첫날 하루가 그렇게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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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을 나와 다시 로마 광장으로 돌아오는 길
화장실 때문에 들어간 어느 호텔의
화장실 앞 세면대.
놀랍게도 그 안에 금붕어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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