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1일 금요일

7.03 역마차의 시대로

CALGARY 도착 - STAMPEDE FESTIVAL - CALGARY 1박

 

일찍 출발한다고 해서 일찍 일어났다. 언제나 부지런을 떠는 남경.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는게 상책이다.

이곳도 물이 안나오기 때문에 밥을 할 때나 씻을 때 애로사항이 많다. 밖의 펌프에서 물을 길어다 놓고 그걸로 대충 고양이 세수. 세수를 하고 여느때와 같이 아침을 만들어 먹고 점심을 준비하고.. 시간이 남아 역시 일찍 일어난 Mike 할아버지와 간단히 탁구를 쳤다.

 

좀더 연습해서 멋지게 치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하는건데.. 흘..

 

출발하기 전 마지막 날이라 기념촬영을 했다. 다같이 모여서 찍은 사진이 없기 때문. CABIN을 배경으로 찍을까 하다가 이틀 잔 숙소보단 매일 타고다닌 VAN이 더 의미가 있을 듯 해서 VAN을 배경으로 찍자고 우겼다.

 

찰칵

 

마지막날 우리의 VAN 앞에서 다같이. 뒷줄 맨 왼쪽부터 Mike, Graham, 나, Yann, Ingo, Deanne과 Stuart, 아랫줄 왼쪽부터 재환이형, Marie, Joanne, Brian, Steve. Guide인 Tamara가 카메라를 잡았고 Angela만 어제 가버려서 사진에서 빠졌다.

 


촬영을 마치고 왔던 길을 따라 BANFF로 내려갔다.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다들 더욱 친한 분위기이다. 서로 장난을 치느라 정신이 없다. 몇시간 후면 정든 시간들을 뒤로 한 채 떠날 생각들을 하니 무척이나 아쉬운 모양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기회 있을 때마다 서로 붙잡고 사진을 찍으려고 난리였다.

 

BANFF로 가는 도중에 또 이곳 저곳을 들려 구경을 했다. ATHABASCA FALLS는 여러개의 폭포가 연결되어 있어 꽤나 멋지다. 수량도 엄청나다 싶다.

 

그다음은 으.. 이름을 모르겠다.. MINE... CANYON이다. 이곳은 정말 깊다. 한참을 물 옆에서 물에 도취되어 있었다.

 

앗! CANADA DAY때 JASPER에서 FIRE WORK할 때 잠깐 만났던 그 BRAZIL 친구를 다시 만났다. 흘.. 정말 CANADA란 나란 쪼그만 나라인가.. 다신 못보겠지 싶어 정겹게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 한장 찰칵!(이 친구, 여자애인데 나보다 키가 더 크다. 브라질 아가씨답지 않게 삼바를 못춘다..)

 

그 밖에도 여러곳에 들렸는데 잠깐 잠깐 경치가 좋으면 바로 내려서 사진을 찍고 어쩌고 하느라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마지막이라 달리는 VAN 안에서 서로의 연락처를 한장의 종이에 적었다. 나중에 TAMARA가 복사해준단다. 걔중에는 진짜 꼭 계속 연락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하여튼 그러다보니 어느덧 BANFF에 도착했다. BANFF HOSTEL에 내리는 사람들은 내리고 나머지는 BANFF DOWNTOWN을 조금 둘러보다가 CALGARY로 향했다. 어떻게? 물론 VAN을 타고..

 

BANFF에서 CALGRAY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좀 멀었으면 하는 생각이 사실 간절했다. 진짜 헤어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하지만 CALGARY 시내가 가까워오자 다시금 새로운 세계에 대한 욕망이 살아나는 듯 하다. 날씨는 잔뜩 흐려 찌뿌두하고 멀리는 CALGARY OLYMPIC PARK의 스키 점프대가 보인다.

 

재환이형은 STAMPEDE 축제를 위해 방을 예약하려다 방이 없어서 외곽에 있는 S.A.I.T. 라는 학교 기숙사에 방을 예약했단다. 형을 먼저 내려주기 위해 S.A.I.T.로 갔다. 치이.. 근데 어디가 기숙사인지 알아야지.. 학교를 대충 한바퀴 돌구나서 겨우 찾았다. 형도 가고.. 생각해보니 잘가란 인사도 제대로 못한 듯 싶다.

 

CALGARY의 STAMPEDE FESTIVAL은 매년 여름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로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다. 도시전체가 서부시대로 탈바꿈을 하고 모든 사람들은 카우보이 모자에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다닌다.

 

올해는 오늘부터 12일까지 10일간이 축제기간이었다. 따라서 방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나도 처음 HOSTEL에 방을 예약할 때 상당히 애를 먹었다. 원래 이틀을 예약할 생각이었지만 겨우겨우 하루만 했다. 그것도 처음엔 방이 없다고 그러더니 며칠 뒤 다시 하니 방이 있다며 하루씩만 가능하다고 해서 겨우 하루만 예약을 했다.

 

그래서... CALGARY의 HOSTEL에 도착해서 나와 STEVE, MIKE가 내렸다. STEWARD와 DEANNE은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기 위해 CALGARY 공항으로 가고 결국 그렇게 5박 6일간의 ROCKY EXPRESS와의 여행은 끝이 났다.

 

돈을 많이 쓰긴 했지만 쓴 돈에 비해서 훨씬 얻은 게 많은 여행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혼자 여행을 했더라면 먹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돈을 썼으리라. 누군가 내게 ROCKY 산맥에 여행을 가고 싶다란 말을 한다면 난 한순간도 주저없이 ROCKY EXPRESS를 추천하겠다. 정말이다.

 

CALGARY HOSTEL에 CHECK-IN(15불)을 하고 가방은 대충 던져놓고 오늘 남은 시간 알차게 CALGARY를 여행할 궁리를 했다. 시간은 벌써 2시가 넘었다.

 

HOSTEL LOBBY에 CALGARY 시내 안내책자나 INFORMATION GUIDE, 단말기 같은 것들이 있었지만 음... 훑어봐도 잘 모르겠다. 그냥 무작정 가까운 FORT CALGARY에 가면서 정하기로 하고 HOSTEL을 나섰다.

 

아.. 그 전에 내일 갈 역사적인 공룡여행, DRUM HELLER TOUR(HAMMER HEAD)에 예약을 했다. 역시 호스텔 회원증이 있어서 15% 할인.

 

FORT CALGARY는 도시 CALGARY가 처음 생길 때의 터라는데 문도 굳게 잠겨있고(대낮인데도!) 별로 볼 게 없었다. 가는 길엔 진흙탕에 지저분한 말똥만 득시글 했다. 그냥 사진 한장 팍 찍고 말았다.

 

FORT CALGARY. 주변은 비가 와서 그런지 진흙탕이다. 하늘도 잔뜩 흐려있다. FORT의 문은 잠겨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 무슨 박물관이 있었다. 역시 이름을 기억 못하는군.. 한계야 한계.. 기억 못하는 이유는 들어가려다 무료가 아니라서 그만두었기 때문이지.. 그럼 어디? 동물원이나 가볼까..(동물원도 그곳에서 가깝다.. 걸어서 한 30분정도..?)하다가 그 큰 동물원을 지금 가봐야 얼마 둘러보지도 못할 것 같아서 그것도 그만두었다.

 

그냥 바로 STAMPEDE나 보러가자.. 난 그때까지 STAMPEDE FESTIVAL이라고 해서 그냥 RODEO 경기와 EVENING SHOW만 하는 줄 알았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고.. 내가 알아낸 정보는 그것에 관한 것 뿐이었기 때문에..(짧은 영어가 뭐 그렇지..)

 

그런데 지도를 보며 열심히 찾아간 곳은... 정말 FESTIVAL이었다. 왜 시골장터.. 그런 분위기.. 여기저기 가게가 널려있고, 공연을 하고, 이것저것 홍보, 애들 놀이 시설, 음식을 팔고, 도박판에, 사람들 바글바글...한마디로 뜨아~~ 놀랬다.

 

일단 들어가려면 입장료(9불)을 내야한다. 나중에 만난 누구는 청소하는 애 신분증을 빌려서 학생할인 받아서 들어갔다고 하는데... 국제학생증은 할인이 안되었다. 할 수없이 입장료를 다 내고 들어갔다.

 

길을 따라서 고개, 눈동자를 좌우로 열심히 돌리며 둘러보다 먼저 INDIAN VILLAGE로 갔다. PROGRAM을 보니 지금 시간에 공연을 하는 중이어서 부리나케 그곳으로 갔다.

 

한창 PRINCESS OF INDIAN VILLAGE를 뽑고 있었다. INDIAN들도 CANADA에 살고 있지만 모두 영어를 쓰는 건 아닌가보다. 사회보는 아저씨만 영어같은 영어를 하고 정작 미인대회에 나온 애들(아가씨라고 부르기엔 좀 어려보였다.)은 떠듬떠듬 영어를 했다. 그중 '이야~ 이쁘장하게 생겼다..'하고 생각했던 애가 1등이 되었다. 영어도 제일 그럴듯 하게 하고...

 

환상적인 인디안 댄스! 춤도 춤이지만 춤에 맞게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리가 환상이다. 이 아저씨 꽤나 유명한 사람인가보다. 아마도


그다음엔 INDIAN 전통 DANCE! 추장 아들인 듯한 녀석이 나와서 링 30개를 가지고 나와 기기묘묘한 춤을 춘다. 그밖에도 INDIAN DANCE 몇을 봤는데 힘이 있었다. 음악도 꼭 타잔이 치타부르는 소리 비스무레한 목소리로 계속 소리를 질러대며 타악기들을 연신 두드리는데 정말 신이 나는 장단이다. 하지만 내가 갔을 때는 이미 어느정도 쇼가 진행된 뒤라 금방 끝이 났다.

 

INDIAN VILLAGE 옆에는 캐나다 군이 탱크같은 것들을 늘어놓고 전시를 하고 있었다. '군으로 오세요' 뭐 이런 얘기겠지. 관심 주는 건 애들뿐이다. 탱크 안에 들어가서 마냥 좋다고 놀고 있다. 난 쳐다보기도 싫었지만...

 

또 그 옆에 각종 상품들, 기업(?)들 홍보관(COMMERCIAL BOOTH)가 있었다. 한 업체에서는 INTERNET 접속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무료로 INTERNET을 쓸 수 있었다. 놓칠 수가 없지.. 줄을 서 조금 기다렸다가 나도 썼다. 꽁짜로..

 

E-MAIL 확인하고 애들에게 간단히 여기 나 잘 있다.. 란 MAIL도 한통 보냈다.

 

EVENING SHOW의 표를 샀는데 17불이다. 좋은 자리는 더 비쌌지만 그런거 따지며 구경할 처지가 아니지... 그냥 중앙으로 달라고 했다. 자리가 좀 높긴 했지만 가운데가 나을 것 같았다. 시간은 8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 전에 돈을 찾을 생각으로 BIG4라는 건물에 들어갔다.

 

앗! 이곳은 말로만 듣던 CASINO! 하지만 영화에서 보던, 혹은 모래시계에서 봤던 그 CASINO와는 좀 격이 달랐다. 다분히 서민적이고 신분증 검사 이런 것도 없었다. 해볼까.. 했지만 자제하고 사람들 돈 따고 하는 것 좀 구경하다가 ATM에서 돈을 300불 찾아서 나왔다.(현금 준비해간거 ROCKIES에서 다 쓰고 없었다.. T.T)

 

BIG4 건물 지하에는 FOOD FAIR가 있었다. 가장 싸면서도 밥같이 먹을 수 있는 곳. 무얼 사먹을 까 한 두어바퀴 돌다가 역시 먹을 건 TERIYAKI였다. CHICKEN TERIYAKI를 5불 주고 사먹었다. 저녁밥 해결. 먹고 나오니 밖에는 비가 인정사정없이 내리고 있다.

 

조금 더 둘러보니 시간이 되어 드디어 쇼를 보러 입장!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보니 자리는 좋은 자리같다. 정 가운데... 사방이 훤히 트였다. 비싼 자리인 아래쪽을 보니 큰 경기장을 한번에 둘러보기 어렵게 생겼다. 그러나 위치는 왕인데 의자가 너무 불편하다. 이거 덩치큰 캐나다 사람 앉는 의자 맞아? 상당히 좁고 등받이 각도도 90도이다.

 

SHOW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 전에 CHUCKWAGON RACE라는 것도 했다. 우리말로 하면 역마차 경주대회. 서부영화에 흔히 나오는 포장마차에 광고를 덕지덕지 붙인 역마차들이 경기장을 돌며 누가 빨리 들어오나 시합하는 거다.

 

처음에는 말을 끌고 기수가 나와서 멋지게 행진을 하다가 갑자기 바빠지며 세워두었던 역마차에 말을 연결하고 나서 경주가 시작된다. 달려라 달려! 사람들 난리다 난리.. 꼭 경마장에 온 거 같다(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경기방식을 정확히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막바지에 뒤따라오던 녀석이 막 추월하고 할 때는 절로 환호성이 나왔다. 신났다.

 

결승선을 막 통과한 CHUCKWAGONS. 뒤에 따라오던 마차가 앞의 마차를 따라잡을 때는 정말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

 

9시 반이 되자 경주가 끝이나고 EVENING SHOW가 시작되었다. 정말 환상이다. 돈 17불이 절대 안아깝다. 무대엔 우렁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아랑곳없이 SHOW는 끝내줬다. 사람들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고... 모창, 마술 기타등등 다양도 하여라... 유명해보이는 듯한(적어도 CALGARY에서는) 한 COMEDIAN이 나와서 한 STANDING COMEDY SHOW 빼고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STANDING COMEDY SHOW를 할 때 사람들은 웃겨 죽겠다고 땅을 구르며 난리를 쳤지만, 치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 웃어주기라도 하지.. 그때만큼은 비통한 순간이었다.

 

STAMPEDE EVENING SHOW의 마지막 장면. 어떤가. 무대가 진짜 환상적이지 않은가? 사진은 그 SHOW의 1/100 아니 1/1000에 불과하다.

 

끝나니 시간은 이미 자정. 부리나케 -하지만 길을 모르니까 열심히 지도를 봐가면서- HOSTEL로 들어왔다. 12시 반. 그대로 뻗었다.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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