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18일 월요일

0.01 Prolog - 여행을 준비하며

가슴 졸이며 바로 주저앉을 것 같은 기분으로 VANCOUVER 국제 공항에 발을 디딘 것도 벌써 4개월 남짓 지났을 무렵, 학원 생활이며 VANCOUVER에서의 생활이 따분하기 그지없었다.

'떠나자'

처음 3개월로 예정했던 VISA가 6개월로 결정된 순간 내린 결정이었다.

어차피 영어를 배울 생각으로 온 CANADA도 아니고 세상 구경하러 온 곳이었으니...

98년 7월 말이 VISA 만기일이었으므로 한달간 여행을 한다면 7월 초나 6월 말에 출발을 해야했다.

일단 대충 6월말 쯤을 출발일로 잡고 5월 중순부터 여행준비를 시작했다.

처음 올 때 전혀 여행갈 생각은 안하고 왔으므로 준비해야할 것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일단 여름에 입을 옷도 하나도 없었을 뿐더러 여행용 배낭도 없는 판이었다. 다 돈이다.. 돈.. 거의 모든 것을 돈을 주고 사야했다. 그러나 TAX REFUND 때문에 사는 것을 6월초로 미루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무엇을 타고 여행을 다니는가..를 정하는 것. CANADA를 둘러보려면 기차, 버스 그리고 비행기 등의 이동수단이 있다. 물론 렌트카나 자전거도 굳이 포함시키자면 들어갈 수 있겠지만 운전을 못하니 렌트카는 접어두고, 자전거는.. 자전거? 농담하나.. 여행계획을 1년으로 잡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 하여튼 기차, 버스, 비행기 셋 중에 하나를 정해야했는데 다들 장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가장 싸고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단연 버스, GREYHOUND 였다.

기차도 매력적이긴 했지만 MONTREAL 동쪽으로 가려면 추가로 차비를 부담해야했다. 그뿐 아니라 기간도 30일 중 12일밖에 못써서 그 큰 CANADA를 아무리 쪼개고 쪼개보아도 12일에는 둘러볼 수가 없었다. 또한... 여름철은 성수기라 가격이 20% 이상 올라간다. 따라서 땡!

GREYHOUND는 CANADA의 거의 주요한 관광지를 다 연결하고 있고 30일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가격도 변동없고 예약할 필요도 없고 차시간도 하루에 여러번씩 있으니 편함 그자체였다. 왕 부러운 SYSTEM이었다. 우리도 이런거 하면 관광한국의 입지가 좀 살아날텐데..

정확히 얘기하면 BUS TICKET은 'CANADA TRAVEL PASS'라고 불리운다. 여기에는 내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DOMESTIC'과 외국인이 사용할 수 있는 'INTERNATIONAL'이 있다. DOMESTIC은 CANADA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INTERNATIONAL은 북미외에서 사야했다. DOMESTIC이라도 사서 이용할 수 있지만 결정적으로 INTERNATIONAL이 혜택도 더 많고 더 쌌다. 또한 MONTREAL 동쪽으로 가려면 'CANADA TRAVEL PASS PLUS'가 필요했는데 이건 DOMESTIC에는 없는 거였다. 그래서 아버지께 부탁드려서 한국에서 사서 보내는 걸로 하였다.

그 다음 해야할 일은 언제 어디를 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바로 여행 ROUTE! 여행 GUIDE BOOK도 없었고 도서관에 가서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곤 새까만 영어가 적혀있는 책들 뿐이었다.

그래서 INTERNET을 최대한 이용했다. 여기저기서 도서관 카드를 구해서 1인당 하루 30분으로 제한된 사용시간에도 불구하고 매일 서너시간씩 도서관에 죽치고 앉아 여기저기 쑤시고 다녔다.

아.. CANADA는 정말 큰 나라였다. 한면에 나온 지도도 없어서 여행 ROUTE를 그리기 위해 주요 도시들만을 긴 PRINT용지에 그려놓고 선을 이어나갔다. 한국 여행동호회 SITE나 기타등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모든 곳(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곳)을 찾아다니며 어디는 몇일, 여기는 몇일 하는 식으로 날짜를 잡아나갔다.

각 도시에 때마다 있는 FESTIVAL도 놓칠수 없는 FACT였다. 그 일정에 날짜를 또 맞추다보니 지도를 몇번이나 다시 그려야했다. 여기서 하루를 빼고 여기다 하루를 더하고... 그러다 또 고려할 사항이 나오면 다시 수정.. 결국은 여차저차해서 출발일을 6월 27일 토요일로 정하였다. 출발시각은 새벽 0시 30분.. VANCOUVER BUS DEPOT를 출발한다.

이번 여행에서 꼭 해야할 몇가지!

 

1. MAJOR LEAGUE 구경(TORONTO나 MONTREAL에서 - VANCOUVER에는 MAJOR LEAGUE TEAM이 없다)
2. 빨간머리앤의 고향 PRINCE EDWARD ISLAND에서 빨간머리앤 만나기
3. CALGARY에서 STAMPEDE FESTIVAL 구경
4. CALGARY근교 BAD LAND에서 공룡 구경
5. HALIFAX에서 TITANIC 박물관에 가고 J.DAWSON에 관한 여러가지 알아보기



얘기했다시피 여행갈 생각 없이 CANADA에 떨어졌기 때문에 사야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배낭, 여름옷, 신발(하이킹화, 샌들/슬리퍼), 침낭, 여행도구,...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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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할인매장을 이용했다. 주로 헤매고 다녔던 곳은 METRO TOWN과 BROADWAY ST.였다. METRO TOWN은 대형 백화점 대여섯개가 모여있고 그 사이를 수많은 상점들이 연결하고 있는 거대한 SHOPPING MALL이다. 항상 할인판매를 하기 때문에 대체로 싸게 물건들을 살 수 있다. 또한 여러 가게들이 모여있으니 사기도 편하고... BROADWAY 200번지 주변에는 등산, 여행 용품 전문매장이 즐비하다. 싸지만 실속있는 MOUNTAIN CO-OP의 VANCOUVER 매장이 이곳에 있고 그 근처에 비슷한 곳들이 있다. 이곳에서 배낭과 기타 자질구레한 여행용품들을 샀다. METRO TOWN에서는 주로 옷과 신발등을 샀고.. 침낭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서 없이 지내기로 했다.

또한 잠은 HOSTEL에서 자야하는데(가장 쌈!) HOSTELLING MEMBERSHIP(유스호스텔 회원증)을 미처 안만들어 갔었다. 국제학생증만 있고.. 그래서 BROADWAY의 한 BACKPACKER'S SHOP에서 만들었다. 원래 자기나라에서밖에 발급 못받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맘으로 그냥 무작정 들어가서 만들고 싶다고 하니까 별 문제 없다고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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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을 사는데 한 400불 정도는 쓴 것 같다. 아니 한 500불..? 뜨아악..!!!

떠나는 날짜만 손 꼽아 기다리는데..


 

댓글 2개:

  1. @김진석 - 2009/08/14 10:59
    한국에서 만들어간 거니까... 군대 제대하고 직후이군요.

    음 파릇파릇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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